최우수
도시남을 품은 장흥
송OO(관산읍)
장흥에 온 날 : 2018년 1월 23일
농촌 거주 체험조차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젊은 귀농인의 성공적인 귀농 정착 이야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장흥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참으로 신기합니다. 저는 커피에 관심이 많아 카페 경영으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카페 아르이트로 전반적인 흐름을 살피다가 열심히 자금을 모아 프랜차이즈를 열었습니다. 제 카페에 취업한 아르바이트생과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 친구가 바로 지금의 제 아내입니다. 여기서부터 저와 장흥과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아내의 고향은 장흥입니다. 처가에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면서 저와 장흥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답답한 빌딩숲에서 생활하다가 넓고 푸른 들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힐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장흥의 매력에 서서히 취하고 있었습니다.
장흥은 제게 자연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하나씩 풀어놓았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따뜻하게 교류하면서 안정감을 얻어야 하는데 저는 도시에 사는 동안 사람사이의 따뜻함을 느껴본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가댁인 지정1구 이웃분들은 제게 인정이 무엇인지 보여주셨고 저는 처음으로 인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반갑게 정을 나눠 주시는 분들 덕분에 항상 따뜻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갈 수 있었으며 그분들이 주신 정은 차가운 도시생활을 견디는데 큰 힘이 되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장흥을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되었나봅니다. 장인어른께 장흥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보다 농업으로 자연스레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저는 지금도 농업이야기를 처음 듣던 그 때가 생생합니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내겠다고 결심했을 때와 똑같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농업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여기서 지낸다면 어떨까? 팍팍한 도시 라이프를 버리고 장흥의 푸른 들판 속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생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장흥으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저처럼 자연 속에서 사는 인생을 꿈꾸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 에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연은 언제든 우리를 품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착자금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모자란 자금을 걱정하면서 장흥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장흥은 저 같은 사람을 품기 위한 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귀농창업자금, 귀농인의 집, 농지은행 등 귀농교육을 100시간 이수하기만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귀농교육을 통해 전에 알지 못했던 농업과 축산업을 배웠고 장흥이 자랑거리가 많은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장흥의 대표 음식인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이용한 한우삼합도 먹고 정동진과 다른 매력으로 바다를 보여주는 정남진도 가보며 장흥과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면서 여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장흥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교육생들과 함께 장흥 물축제를 진행하면서 즐거운추억을 쌓기도 했습니다.
장흥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각종 귀농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선진지 견학, 한마음 운동회 등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장흥을 제 고향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와 장흥군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항상 친절하게 농촌 정착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신경을 써주셨습니다. 도시 공무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와는 사뭇 달라 놀랄 정도였습니다. 저는 마음을 열고 그 분들에게 제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장흥군청 귀농귀촌 담당부서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꼼꼼하게 제 서류를 확인해 주시고는 제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상냥한 이웃분들, 친절한 공무원들 그리고 넓고 푸른 들판, 바다, 천관산 등 모든 것들이 제가 이곳에 정착하는 것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자연을 선택한 것, 그리고 장흥을 선택한 것과 앞으로 우리의 먹거리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농산물을 생산해나가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일말의 후회도 없습니다.
귀농하면서 마음은 행복했지만 몸이 적응할 시간은 필요했습니다. 저도 귀농한 뒤 3개월 동안은 병원을 자주 출입하면서 귀농치레를 했습니다. 그 해 겨울에는 큰 사고를 겪으면서 중대 기로에서는 일도 있었습니다. 관산읍에서 장흥군기술센터로 이동하는 도중에 자동차사고가 났습니다. 눈이 오고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이었는데 차가 미끄러진 것입니다. 저는 다리와 골반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4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누워만 지내야 했습니다. 하필 귀농창업자금을 신청하기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난 시점에 이런 사고를 당해 상황은 매우 절망적이었습니다. 귀농을 포기하고 도시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사고 소식을 들은 귀농귀촌팀의 담당자께서 아내가 대리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조치를 해주셨습니다. 그 분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저는 겨우 준비한 귀농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사고를 겪으면서 저는 정신적으로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퇴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제가 품었던 계획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제 꿈은 수도작 벼를 재배하고 한우축사를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꿈을 위해 지금 바로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결심이 서니 불편했던 몸도 움직여 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먼저 트랙터 타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마을에서 가장 큰 농기계가 서 있는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저는 이웃분께 제 처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저는 비록 기술도 없고 경험도 없지만 젊은 열정 하나는 가지고 있고 이 열정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제 진심을 보여드렸습니다. 다행히 그 분은 조건없이 열심히만 배워 달라는 말씀과 함께 노하우를 전수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저를 데리고 일을 하시며 주민들과 어떻게 화합할지, 앞으로 농업은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전수해 주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일들이 제 눈앞에서 기적처럼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선의의 경쟁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삶을 저는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2015년에 결혼을 하여 2016년에 첫째 아들이 수원에서 태어났습니다. 둘째는 2018년에 장흥군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아픈 데 없이 장흥에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장흥군 관산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예전에 다니던 도시 어린이집에 비해 만족도가 높습니다. 자연을 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피부로 느끼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자연을 자유롭게 산책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인 천관산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행복을 선사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생각만 하면 행복합니다. 매년 여름휴가철이면 수원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도 장흥으로 휴가 올 계획을 짜고있습니다. 제가 귀농한 이후 가족들도 귀농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면 꼭 이곳으로 내려와 같이 살겠다는 예비 귀농인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진지하게 장흥 곳곳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면 그 날이 정말로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흥은 아내에게도 기회를 주었습니다. 아내는 평소 아이들이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는데 취업에도 성공했습니다. 장흥군에서 실시하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에 신청하여 합격한 것입니다. 지금은 장흥군청 지역경제과에서 열심히 근무중입니다. 아무 것도 없이 내려온 저희 가족을 장흥과 이웃분들이 따뜻하게 품어주신 덕분에 저희 가족은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분들 중에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처가 근처에 정착함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같은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착에 성공한 입장에서 조언을 드리자면, 도시와는 다른 농촌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만 이해하고 마음을 조금만 더 연다면 막연하게 들었던 걱정은 이내 사라질 것입니다. 도시에 살 때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이웃과 경쟁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좁은 주차 공간을 두고 언쟁을 벌이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제 지정 주차 공간에 다른 차량이 주차해 있으면 화부터 났습니다. 얼굴을 붉히며 견인을 요청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촌의 삶은 다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장흥군 관산읍 전체가 하나의 생활공동체입니다. 마을 분들은 모두 서로를 알고 지내십니다. 이곳에 이 분들과 같이 살고자 왔다면 스스로에 대해서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농촌 스타일입니다. 이분들이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 하시면 ‘왜 궁금해 하지? 모르는 사람에게 꼭 인사를 해야 하나?’와 같은 도시의 폐쇄적인 자세보다는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곳의 스타일을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새 식구를 맞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분들이 새 식구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저는 적극적으로 저를 알렸고 장흥군 귀농귀촌회의 일원으로 선배 귀농인들과 원주민들의 화합이 열리는 날이면 지역을 마다않고 참석하였습니다. 어르신들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작동법을 알려 드리며 좀 더 친근해지려고 다가갔습니다. 이렇게 제가 먼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니 지역 주민들께서도 타 지역에서 온 저를 따뜻하게 반겨주셨습니다. 누구나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면 저처럼 주민들과 갈등 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장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마음을 곱게 먹으니 운도 따라줬습니다. 전국 귀농청년들 대상으로 상대로 동양물산에서 소형트랙터를 기증한 일이 있었는데 장흥군 귀농귀촌회와 귀농귀촌 담당부서에서 제 사연을 응모하였고 마침 제가 당첨이 되어 동양트랙터까지 기증받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장흥은 자랑거리가 많은 고장입니다. 천관산, 탐진강, 천관사, 보림사, 장천재, 연곡서원 등 볼거리와 사연이 즐비한 곳이 장흥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드넓은 푸른 들판이 가장 좋습니다. 그곳에 빠져 처음 귀농을 결심했고 그곳에서 제 꿈이 익어 가고 있으며 그 곳에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아이들을 키웁니다. 장흥은 제게 이미 많은 것을 주었지만 언제든 아낌없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곳입니다. 귀농을 꿈꾸는 많은 분들도 여기 오시면 넉넉한 혜택을 받게 되실 것입니다.
혹시 귀농, 귀촌을 꿈꾸시나요?
그렇다면 여기 장흥에서 저와 함께 장흥이 주는 혜택을 누려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