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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강구곡가 德岡九曲歌 겸재 . 문계태 ( 謙齋 . 文桂泰 ) (1875~1955) 유치면 덕산

구경 가세 구경 가세 우리 동포 벗님네야
이 내 말씀 들어보소 일 년 가절 어느 때요
좋을시고 좋을시고 요사이 동풍삼월
온갖 화초 만발하고 두견새 꾀꼬리는
춘흥을 자랑하는대 우리는 놀지 않고 무엇하리
명산대천 구경커든 덕강구곡을 찾아 놀러 가세
무이구곡은 옛글에 익히 보아 강론하였으며
석담구곡은 이제 병풍에 그려놓고 보고
삼성산구곡과 마이산구곡은 역람하였거니와
덕강구곡은 와유강산격으로 혀끝 붓끝 놀려 형용하고자 하였으나
모두 말하길 십문이 불여일견이라 할 뿐이라
풍류를 호승하고 풍치를 숭상하는 자
시를 짓는 노인네의 행장차리는 거동을 볼라치면
노복 하나 나귀 하나 삼 척 거문고 술 한 잔 싣고
절창 가동을 나란히 세우고
서푼 짚신 슬쩍 졸라매고
아홉 마디 대나무 지팡이 높이 짚어
한 발 두발 천연한 태도
천상 선려가 내려온 듯하다
여보아라 동자야 나귀를 잠깐 머물러라
우선 나의 구곡가를 듣고 가게

일곡은 어드메뇨 겹겹이 푸른 산 밑 망미대에 샘물이 돌아드는데
물 맑아 이에 갓끈을 씼으니 굴원의 포회는 내 마음을 먼저 알고 있었구나
원천이 깊고 깊어 주야로 불사하니 아! 깨어서도 탄식하는 차가운 저 하천 아닌가

이곡은 어드메뇨 망미대 북쪽 회덕묘를 높이 창건하여
고종황제어진을 모시고 춘추 제사 지내는데
삼천리 강산 오백년 종사가 오히려 박구석과의 형상 되었구나
그 아래 산앙사를 또 설립하야 면암 최선생 진영을 봉안하고
관장포의도포 갖춰 오래토록 향사하니
산천초목의 광채가 더욱 돋네

삼곡은 어디메뇨 제암산은 돌연 용립하고 천왕봉은 바위가 첩첩인데
태봉과 상산이 줄지어 절하는 듯 홀연한 삼공육경이 왕정에 입조한 경우로세

그런고 이 봉 아래 거처한 선비는 아마도 언제가 대에 오를 차례 있을 듯하오

사곡은 어디메뇨 봉의재를 높이 쳐다보니
단산은 그 남쪽에 조양은 그 오른 쪽에
정녕코 봉황이 온 듯하나 때도 사람도 못 만나
봉황 떠나 재는 비고 강물 절로 흘렀던 말인가

오곡은 어디메뇨 사통이라 칭하는데
수천년 전 옛 절터로 물과 바위 기이하되 승도는 간 곳 없고
떨어진 꽃 우는 새 조화로이 저절로 오가는 중
첩첩 산중 송죽은 울울창창하고
한 줄기 시냇물은 굽이굽이 맑으니 시인 문사 놀고 가네

육곡은 어디메뇨 홍문은 화평하고 벽계는 졸졸 흘러
기괴한 석불은 엄연하게 나란히 서 주작현문 상응하여
성문을 지켜있고 좌우에 입덕문은 청룡백호 옹위하여
오랜 세월 문 지키니 마을 모양 엄숙하야
큰 인물이 발자취 남기겠구나

칠곡은 어디메뇨 사정이 날개를 편 듯 관덕액자 높이 부쳤는데
의친왕 춘암공 전하 필적이 밝게 빛나고
후산 이선생 기행문이 소상하였으니
초당이 이제부터 볼품이 있게 되었네

팔곡은 어디메뇨 신기라 하는 곳은 일찍이 백조부 중조부 계조부
영취정 행강 덕와 삼공이 점영하시와 정립하여 거하실 제
섭씨가 밝게 빛나 문호가 창대하여
여남의 설삼봉과 하동의 순팔룡을
사람이 모두 말하기를 여기에서 다시 본다 하더니
세대 멀어지고 성인 없어져서 도태 중에 모래와 돌이 남은들 어찌하료

구곡은 어디메뇨 환영문이 솟았는데 그 중 관남정거를 쳐다보니
액자와 기발이 네 벽에 게재되었으되 주부자 유묵과
기송사 이하정 이후산 윤해관 이함산 진전해
제선생 문필이 밝게 빛날뿐더러 고종 황제폐하 어필과
의왕전하 액자가 중천의 해와 같으니
속담의 초막에 성인이 산다는 말씀이 허무한 것이 아니로다

德泉深源歌

어화 벗님네야 이 내 말씀 들어보소.
무릇 도란 것은 천지간의 원기로서
강론하고 닦을 때에 도의 맥이란 마치 물의 근원과 같으니
학자는 반드시 그 맥을 탐구하고 원천을 찾아야 할 것이라
바로 지금 세대를 거듭할수록 쇠퇴하는 세상에서
풍파 속의 나뭇잎과 같은 지경에 서 있어
국가의 통서와 도맥을 뿌리 깊게 심고자
감히 운곡단향의 고사를 본받아(効尤耘谷壇享之古事)
회덕묘와 산앙사를 높이 창건하여 선왕 선사께 흠향하고
망미대를 또 설립하야 화서의 슬픔을 조금이나 위로하는데
관장포의 도포를 갖춘 자 바다처럼 밀려오니
백 개의 천이 바다로 흐르기를
천만인 중 하 우임금의 도수법으로
석천 한 줄기를 인도한 바
이름하여 덕청이라 하고
맑고 깨끗하니 가히 갓끈을 씻을 만하고 가히 귀를 씻을만 하더니
어떠한 빈천과 도천이 불의에 용출하여 거칠고 어지럽게 물결 일으켜
우리 사당을 침범하고 우리 덕천을 흐렸으니
이는 이른바 십년 공부가 하루 아침 물거품되었구나
이 어찌 조물주의 시기이리오
세상 천하에 형용하기 어려운 것이 소장이라
어찌 목이 메이고 담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스스로 돌이켜보니 탕을 하더라도 도천을 마시지 아니하고 깨끗해도 빈천을 ○○하지 않은 소치라
누구를 대하야 반무 연못가에서 나를 기울여 나의 걱정을 쏟아내고 나의 치욕을 씻을가
어찌하리 탄식하네

슬프다 슬프도다 서쪽 산간 정자는 허하고 석당에 풀 무성하다
또 차가운 물 흘러내려 나의 꽃풀 침범하여
아! 깨어서도 탄식하는 차가운 저 하천 아닌가
경복의 환란을 근심함을 어찌 입으로 다 말하리오
생각을 중단하고
옛글에 단물에는 물의 원천이 있다 하였는데 아마 덕천도 그러할 듯하니
진정한 원맥을 찾아가자서라
우주를 둘러보니 감천과 명수가 많건마는
공부자의 사수가 제일 좋다
하도낙서 들어 있는데 높은 담장은 천하만고 명승묘라

거룩함도 거룩하네
안연은 물과 같이 맑아 섬개 반드시 보아야 하고
증자는 대효로써 백가지 행동의 근원으로 효의 바다가 하늘을 가득찬 중 한 줄기 도맥은 홀로 그 으뜸을 얻었고
자사는 바다에 접한 백 개 하천에도 다 근원이 있다 하였으며
맹자는 근원이 혼혼하야 차고 넘친 후에 나아간다 하였으니 진적한 도맥이 일이관지하였도다
차제로 역람하고 돌아올 때
염계의 집에 잠깐 들어가서 노정기를 물어
명도의 탄탄한 넓은 길에 가다 발병나서
이천에 배를 타고 창주로 건너가니
용문여운은 호탕하고
빙호적원은 함양하는데
태상교악은 앙지이고로다
가정택을 ○방하고
도천원으로 향하야 봉심한 결과 정학을 높이하고 이단을 배척할 뿐 아니라
충효 둘 다 갖춘 까닭으로 열성조의 전교와 어제 제문이 가득 걸린 바
몸을 씻고 경건히 받들어 읽고 보니 포목 두 집이 분명히 상존하였구나
정암 택을 잠깐 지내고
퇴계 택을 찾아가니 도학은 태산같고 덕의는 하해같아 우리 동방 대군자라 할 만하도다
우계 석담을 일일이 구경하고 병계 원우를 멀리 바라보며
고봉 택으로 내려와 점심먹고 하서에서 나룻터를 물어
남계로 배를 타고
고산 택을 방문하니 학행이 고명하고 의리가 정대하여 유림의 영수가 분명하다.
세상의리 강론한 후
월천원을 바삐 들어가서 참알하고 보니
도산의 통서 적확하야 현명한 스승이 도를 전함과 의병 공훈은 별을 보듯 밝아
사림이 존모하고 나라에서 ○증하였도다
미천을 앙망하고 건너가니
한강 의발 적통으로 전하여 도덕이 광명하고 예의가 정직할 새
크게는 사문에 공적이요 또한 조정에 충성을 다한 바 조두를 존숭함음 남으로와 처음이로다.
다시 ○계로 추향하야 삽시간 강론하고 유천을 거슬러 올라 손으로 물결을 쥐고 목욕 교화하여 봄 바람 한 달을 앉았어라
문로가 방정하고 연원이 심장한 줄을 금일에야 비로소 깨닫도다
곁에 계신 여러 문사들도 이 도통의 연원을 찾지 아니하면 공휴일궤이니 애석하지 않으리
우선 우리 소자들아 부지런히 공부하여 덕천이 넘쳐 흘러 바다로 나아가는 것을 보기 위해 이 연원을 다시 찾아 가자 서라

최종업데이트
2019.02.21